한국언론, 역사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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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한수경, Seoul, 2010년 10월 10일 |
민언련 74기 언론학교에서 언론인인 전 KBS 정연주 사장(아래 사진)은 “언론과 권력, 그리고 시민 주권”이란 주제로 강의를 끝마쳤다. ‘역사란 무엇인가?’란 질문으로 시작된 그의 강의는 어찌 보면 현 한국 언론현실과 별 상관관계가 없는 듯하다. 그는 왜 역사에 대해 그리 장황하게 시작할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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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photo: Su-Kyung Han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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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사를 보는 그의 시각엔 참다운 역사의식이 있다. 역사의 변화를 양적, 즉 생산적 가치평가가 아닌 더 중요한 질적 변화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. 그가 바라보는 역사의 질적 변화는 몇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. 닫힘에서 열림으로, 획일에서 다양으로, 경직에서 유연으로, 타율에서 자율로, 집중에서 분산으로, 독점에서 다점(참여의 확대)으로, 또 불평등에서 평등으로 흐르는 역사가 바로 그가 말하는 역사의 질적 변화이고 발전이다. 진보의 모습이 또 여기에 있다. 인본주의 사상에 근거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, 즉 자유, 인권, 평등, 평화, 사랑과 생명의 확대가 역사의 발전에 필연적이라 그는 보고 있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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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럼 그가 말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언론을 평가한다면 한국언론은 과연 역사의 질적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? 이것이 바로 현 한국언론에 물어야 할 질문이다.
역사가 늘 발전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. 또 한 사회가 ‘발전’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변화의 모습은 달라지고 또 평가도 달라진다. 한국언론을 양적 변화로 평가한다면 해방 이후 한국언론은 엄청난 발전을 해왔다. 신문, 라디오, 텔레비전과 컴퓨터가 없어 미디어정보에 접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. 한국경제의 양적 발전에 힘입어 돈 없어 미디어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도 드물다. 농촌지역에도 마을정보센터가 있어 컴퓨터 교육도 가능했으니, 여러 매체를 통해 언론을 접할 기회는 많다. 또 그 수많은 매체들이 뿜어내는 정보와 프로그램들은 홍수를 이룬다. 친정부 언론기업에 방송의 종합편성채널까지 더해주니 한국언론의 양적 발전은 계속된다.
이런 양적인 변화가 질적인 변화와 부합하는가? 한국언론역사의 산 증인인 정연주씨와 그의 세대는 박정희-전두환-노태우 3대 군부정권을 거치면서 한국언론의 암흑시대에서 살았다. 또 그 암흑시대에 저항해 민주화 운동과 더불어 민주언론을 세웠던 장본인이기도 하다. 민주언론의 광희의 빛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는 암흑의 그 무서운 어둠을 경험한 사람이 아니라면 납득하기 어려울 거다. 그 기나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 군부가 아닌 문민의 시대를 맞아 민주언론의 빛이 발했던 시기가 있었다. 그 시기가 바로 한나라당이 찾으려 했던 ‘잃어버린 10년’이다. 그 ‘잃어버린 10년’의 의미는 한국언론역사에서 질적 변화를 가져왔던 시기였다. 언론자유란 무엇인가를 맛보았던 시기였다. 그 시기는 너무나도 짧았다. 다시 한국언론역사의 암흑기가 도래했다. 언론, 문화예술인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. 이들은 한국언론역사의 양적 변화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들이다.
다시 한국의 안방과 거실에선 강호동이가 웃겨주고, 얽히고 설킨 막장드라마가 울려주고, 벗다시피 한 10대들이 재롱을 떤다. 신문은 정부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, 연예인 사생활이나 캐고 다닌다. 온라인 미디어엔 저급한 내용과 사진들이 춤을 춘다.
한국언론, 역사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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